[스크랩] [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한라산 허리 휘감은 환형의 숲길
[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코스(상) 서귀포자연휴양림~남성대제1대피소~비자림로
"한라산 환상숲길은 자연·생태·역사 자원의 보고"
▲시오름 북사면부터 시작되는 울창한 편백숲길은 제주시험림까지 벨트를 이루며, 시험림 경내에 들어서 효돈천을 낀 남성대 등반코스 제1대피소로 마무리 된다.
한라산 환상숲길 탐사대가 4개월여에 걸쳐 85km에 달하는 숲길 탐사를 마무리했다. 하루에 짧게는 9km, 길게는 20km 이상의 숲길을 누빈 탐사대는 한라산 숲길이 간직한 제주의 자연·생태·역사·문화자원을 규명해 내는 가치있는 작업의 첫 여정을 마쳤다.
한라산 환상숲길은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남성대 제1대피소-5·16도로 수악계곡-이승악-사려니숲길-비자림로-관음사야영장--천아수원지-돌오름-서귀포자연휴양림 거린사슴까지 85.5km의 여정으로 한라산의 허리를 한바퀴 돌게된다.
▶제1코스:서귀포휴양림~남성대 제1대피소=제1코스는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출발해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제주시험림을 거쳐 돈내코 등반로, 남성대 제1대피소까지 이어지는 12.5km 길이의 코스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산림뿐 아니라 숙박시설을 겸비한 복합휴양관, 다양한 산책코스를 갖추고 있다. 이때문에 서귀포자연휴양림은 환상숲길이 개척되면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이다.
휴양림 산책로를 따라 1.5km를 이동하면 도순천을 만나게 되며, 도순천 징검다리 돌계단을 가로질러 하천을 건너면 오르막 법정사 전망대로 이어진다. 환상숲길을 잇는 목재 데크 산책로를 따라 만나는 법정사 전망대에선 서귀포 앞바다 범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귀포 자연휴양림과 법정사를 연결하는 323m 길이의 이 산책로는 지난 2007년 준공돼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산책로는 법정사와 의열사를 연결한다.
숲길은 한라산 국립공원과 한참 떨어진 해발 700m 일대를 동서로 연결한다.
시오름 북사면부터 시작되는 울창한 편백숲길은 제주시험림까지 벨트를 이루며, 시험림 경내에 들어서 효돈천을 낀 남성대 등반코스 제1대피소로 마무리 된다.
▶제2코스:남성대 제1대피소~5·16도로 수악계곡=하치마키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제2코스는 남성대 제1대피소에서 시작해 돈내코 등반로와 선돌을 거쳐 수악계곡까지 이어지는 총 12km 길이의 숲길이다.
이 길에는 임도와 하치마키도로를 추적할 수 있다. 작은 계곡을 잇기 위해 돌로 매운 뒤 평탄하게 만들어 사람과 기구가 움질할 만한 길도 열었다. 대부분 숲길 구간에서 길의 한쪽 부분들이 돌이 쌓여 있고 마감처리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자연적으로 유실도기 이전에는 도로로 사용된 적이 있음을 반증해 주기도 한다.
환상숲길은 국내 최초 국제산림인증 시험림을 관통하기도 한다. 제주시험림은 남원읍과 한남리 소재 한남시험림을 지칭한다. 이 두 곳의 시험림 면적이 2753ha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코스의 마지막인 수악계곡은 제주시내를 관통해 하구인 용연으로 이어지는 한천 상류에 탐라계곡이 있는 것처럼 신례천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 신례천은 성널오름과 사라오름에서 발원해 보리악, 수악계곡을 거쳐 남원읍 하례리와 신례리 경계를 가로지르는데, 하천 전 구간이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제3코스:수악계곡~비자림로=이 구간은 총 21km로, 우리나라에서 최고령인 붉가시나무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승악 주변에 분포한 화산활동 흔적과 생물이 혼생하고 있는 곳이다.
제2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5·16도로 수악계곡에서 이승악까지 5km 구간은 숲길의 흔적이 거의 없어 탐사가 쉽지 않다. 기존 도로변을 따라 이승악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긴 하지만 국립공원을 비껴가는 원칙을 유지하고, 차도를 걷는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승악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새로 개척됐다. 하지만 도로를 일부 관통하고 있어 향후 숲길 완성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승악을 끼고 돌아가는 길목길목마다 발견되는 화산활동의 흔적은 마치 원시 자연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화산탄으로 보이는 직경 2m 이상 되는 거대 암석이 지상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가 하면, 그 암석을 토양으로 삼아 솟아오른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제3코스에는 다양한 수종으로구성된 조림지와 편백나무를 선발해 개량종자를 생산하기 위한 한남시험림의 채종원도 만날 수 있다. 1983년 조성된 한남리의 채종원에는 4.5ha에 1800본의 편백나무가 심어져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분포한 삼나무, 편백 등의 우수 종을 모아 놓은 '유전자원보존원'은 미래 세대의 산림환경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더록 난대산림연구소가 관리중이다.
이번 코스는 남원 한남리 사려니오름에서부터 5·16도로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까지 약 15km 구간의 임도에서 열린 사려니숲길도 일부 포함하고 있어 최적의 숲길 코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코스(하)비자림로~서귀포자연휴양림 거린사슴
한라산 허리 휘감은 환형의 숲길 매력 속으로
▲숲길이 지루하다 싶을 즈음 시야가 확 트인 목장길을 만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목장이다.
제주시내를 한 눈에 품을 수 있어 자연전망대 역할을 한다.
절물휴양림·한라생태숲 거점… 자연전망대 장관
거린사슴까지 85km 환상숲길 대장정 마무리
▶제4코스:비자림로~관음사야영장=비자림로를 출발해 절물휴양림과 한라생태숲을 지나 왕벚자생지, 관음사야영장으로 이어지는 이번 코스는 총 11km다.
이 구간의 거점은 절물휴양림과 오는 9월 개장 예정인 한라생태숲이다. 1997년 7월 개장한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은 자연림과 인공림 등 모두 300ha의 면적에 40~45년생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안락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휴양림 내에는 산책로, 약수터, 연못, 잔디광장, 민속놀이시설, 운동시설, 놀이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휴양림은 최근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웰빙 문화 확산으로 급증하는 산림휴양객들에게 관광+휴양+생태체험을 연계한 전국 최고의 산림휴양생태 관광지로 조성키 위해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특히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효율적으로 보호하고 노루먹이주기 체험 등을 통한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친환경 노루생태관찰원도 조성돼 있다.
숲길은 절물자연휴양림을 지나 개월오름(견월악, 개오리) 능선을 따라 좁은
길을 통해 한라생태숲을 만난다. 한라생태숲은 제주도가 산림생물유전자원의 보존과 자연생태계 복원기법 개발 등을 위해 조성중이며, 다음달 개원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생태숲과 왕벚나무자생지를 잇는 구간 또한 도로를 일부 관통하고 있어 코스완성을 위해 고민이 필요하다.
왕벚자생지를 벗어나 숲길은 제주컨트리클럽과 한라산 국립공원을 경계짓는 석축을 따라 난 옛길로 접어든다. 과거 국유림 경계선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이 석축은 매우 견고하며, 관음사 가까이까지 이어져 있다.
▶제5코스:관음사야영장~천아수원지=관음사 야영장에서 시작되는 숲길은 제주시 충혼묘지를 거쳐 천아수원지 입구까지 이어지며, 총 9km로 6개의 코스중 가장 짧다.
관음사 야영장을 출발하자마자 이전 코스에서도 줄곧 이어졌던 튼튼한 돌담길을 만날 수 있다. 돌담길은 1970년대 중반 약 3년여간 산림청 소관 한라산 국유림을 보호하기 위해 국유림 경계지를 빙 에워쌓은 방화선이다.
숲길은 제주시에서 대표적 명소인 방선문을 지나 용연에 이르는 한천 상류인 탐라계곡으로 이어진다. 한라산 정상부에서 발원한 탐라계곡은 양벽이 깊고 웅장한 맛이 으뜸이다. 해발 500~600m 사이에 펼쳐지는 숲길에서 맛볼 수 있는 또다른 묘미는 자연전망대다. 숲길이 지루하다 싶을 즈음 시야가 확 트인 목장길을 만나는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목장이다. 제주시내를 한 눈에 품을 수 있어 전망대 역할을 한다. 제주공항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에서부터 별도봉, 도두봉, 열안지오름, 거문오름, 남조순, 민오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숲길은 목장길을 관통해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제주시 충혼묘지의 베트남 참전위령탑, 조계종 사찰인 천왕사 입구를 가로질러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이어서 어승생악과 아흔아홉골 사이의 선녀폭포를 타고 흐르는 어승생 도수로를 지난다.
▶제6코스:천아수원지~서귀포자연휴양림=20km 여정의 제6코스는 천아수원지에서 출발해 천아오름임도, 노로오름, 돌오름을 지나 서귀포자연휴양림 거린사슴으로 마무리된다.
천아수원지에서부터 천아오름을 지나 노로오름·붉은오름·삼형제족은오름 사이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오르막과 평지가 반복되면서 체력안배가 필수다. 이 코스는 한라산 환상숲길 가운데 가장 고지대에 해당한다. 한라산 국립공원과 경계지역에 가까운 이곳은 울창한 삼나무림이 특징이며, 천연림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숲길을 걷는데는 그만이다.
환상숲길이 이어지는 노로오름과 삼형제 족은오름 일대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고산습지가 존재한다. 속칭 '숨은물 뱅듸'다. 이곳은 학술적 가치가 높지만 최근 오름 탐방객 등의 증가로 식생 등 산림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이 일대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생태탐방과 연계한 관광자원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나무 숲 지대를 벗어나면 1100고지인 표고버섯과 장뇌삼 재배지를 만날 수 있으며, 돌오름을 거쳐 거린사슴으로 향한다.
거린사슴은 서귀포시 대포동 산번지에 위치해 있다. 거린사슴은 1100도로와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숲길을 이어주기 때문에 한라산 허리를 빙두른 타원형의 숲길 전구간을 완성시킨다.